요리일드 "협반:남자의 밥",칼 하나는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 진정한 야쿠자라지~



나마세 카츠히사...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보시는 분들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상당히 자주 봤던 배우일겁니다.

저도 정작 본명을 몰랐다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배우인데요.


주연은 낯설지만 언제나 명품조연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던 빛과 소금 "나마세 가츠히사"가 주연을 맡게 된 요리드라마 협반:남자의 밥이란 작품입니다.


야쿠자와 요리라는 조합...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예상 외의 재미가 있었던 3분기 신작드라마 협반:남자의 밥을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고쿠센에서 소가 핥고 간듯한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로, 지금까지 개그이미지가 강하긴 했지만 이번 신작일드이자 요리드라마 협반:남자의 밥에서는 야쿠자로 등장, 온 몸에 문신을 두르고 시종일관 어깨에 힘이 들어간 상남자를 연기합니다. 그래서인치 초반에 적응이 잘 되진 않지만 익숙해질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무방~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이웃나라 일본도 20~30대까지 젊은 세대의 취업난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입니다.

주인공 '와카미즈 료타'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3류 대학 출신에 언제나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로 면접마다 떨어지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20대 취업준비생입니다.

하고 싶었던 말은 해보지도 못하고 면접관의 압박면접을 버티지 못한 채 떨어지고 마는 와카미즈...

결국 축 처진 어깨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찰나,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처음엔 그냥 취객들의 싸움일 줄 알았더니... 야쿠자간의 전쟁!

쇠파이프 다음에 총까지 등장, 현실판 GTA를 방불케하는 상황에 머글 료타가 휘말리게 되고 야쿠자가 그를 구하고 마는 묘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로 인해 경찰과 상대조직에 쫒기게 된 형님 야쿠자와 아우 야쿠자는 료타의 집에 반강제로 칩거하면서 안 그대로 힘없고 매사에 의기소침한 료타를 고문... 인 줄 알았더니 밥 해주는 우렁각시 이야기?





일본드라마를 보면 분기마다 한, 두 편의 요리드라마는 필수적으로 라인업에 끼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 애착이 남다르기도 하지만 드라마 <오센>을 비롯한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그 안을 관통하는 주제의 클리세가 비슷한 편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추억의 요리', 아무리 막돼먹은 놈들이라도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 준 추억을 재현한 요리를 먹으며 오카상을 들먹이고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개과천선하게 되는 어이없는 사례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혹은 '요리의 힘'을 통해 아무리 힘들고 고된 삶을 살아가며 인생포기 직전까지 몰려도 주인공들이 만든 요리를 먹으면 삶의 의욕을 찾게 되는 등 이런 비슷한 전개로 진행될 때가 더러 있는데요.

솔직히 이번 협반:남자의 밥 역시 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난 작품은 아닙니다.


뭐 야쿠자가 밥을 해준다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정도 설정을 대단하게 느끼긴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다지면 1분기에 방영된 <카나가와 식당>의 요리는 전직 형사이고, <천황의 요리사>는 과거 망나니..





사실 크게 특이하진 않지만 요리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등장하는 요리들이 상당히 맛있어 보입니다.





고급재료가 아니라 정어리 통조림, 냉동풋콩, 쪽파... 어찌보면 집 안 냉장고에 있을법한 재료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맛난 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데... 결국 화면상의 요리인터라...





하지만 집 안에서 직접 실천해 드라마 협반: 남자의 밥에 나왔던 파밥을 완성해 봤습니다.

사실 겉보기엔 그저 그런데 꽤 맛있네요...


저작자 표시
신고

지켜야만 하는 전통이 아닌, 지켜주고 싶었던 전통 오센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 역시 일본 드라마이자 요리를 소재로 제작된 오센이란 작품입니다.

2008년에 방영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본 요리와 관련된 드라마 중 가장 인상 깊게 시청했던 작품이라 소개 드리고 싶어 데리고 나왔습니다.  뜬금포 같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언, 혹은 유언의 압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의 경우 어른들에게 받는 이와 같은 부류로 학업이나 결혼, 취업일 텐데요. 제가 오늘 말하고 싶은 무, 유언의 압박은 바로 '전통'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우리 어른들은 말씀하십니다.

"전통이란 것은 말이지~ 옛 조상들로부터 내려오고 것이기에 우리가 지켜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는 멀뚱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황급하게 모면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될 쯤에는 이런 의문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냥 조상들이 한 것이면 무조건 지켜져야 하는가?"란 물음이 말이죠.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은 단적인 모습은 어떤가요?



안 그래도 새벽까지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하는 일상... 전통요리 먹을 시간이 어딨습니까? 그냥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배만 채우는거죠


일단 무엇을 만들건 간에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또 그만큼 비싸고 낡고 오래된... 그런 빛바랜 형상에 가깝지 않나요? 몇 십 년 월급을 모아 서울 땅덩어리에 내 집 하나 마련하기 힘든 현재에 굳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싼 전통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당최 머리로는 이해가 하려 해도, 결국 가슴은 동하지 않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서론이 상당히 길었는데 이번에 소개드릴 작품인 일본 요리 드라마 오센 역시 전통을 얘기합니다. 


일본 NTV에서 2008년 4월 22일 첫 방영을 시작했던 오센은 영화 <하나와 앨리스>를 시작으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허니와 클로버>, <훌라걸스> 등의 작품 등을 통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오이 유우'의 첫 번째 TV드라마 주연작이기도 한데요.

패스트푸드가 대중화되고, TV에선 만능 간장과 만능 고추장이 범람하고 15분 만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도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어 내는 등 요리 역시 속도전으로 기우는 현재에 200년이라는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음식점 '잇쇼우안'을 배경으로 그 안에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이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긴자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요리사 에자키. 

하지만 보여주기식 요리에 점점 요리사 본연의 사명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요리점 잇쇼우안에 취업하기로 결심하는 에자키




그 곳의 주인인 오센은 생각보다 뭔가 어리숙해 보입니다.


긴자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에자키는 보여주기식 요리에만 급급했던 현대 요리에 싫증을 느끼고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요리점 '잇쇼우안'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옛 것이지만 화려하고 멋진 진짜(?) 요리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테이블의 올라오는 결과물과 달리 그 과정은 막노동에 근접했다나 뭐라나...




그냥 무를 자른 것뿐인데 불합격이라니




여기에 무는 그냥 조리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냄비 앞을 지켜야 하고, 

멸치육수는 끓이는 게 아니라 한나절은 찬물에 두어 우려내는 등의 작업이 반복되면서 

에자키는 전통요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름을 느낍니다. 

쓸데없는 일의 반복이라 느끼며 싫증을 내게 되는데...




그냥 삶아도 될 것 같은 무 조림 하나에도 정성을 들이고 밥을 지을 때도 땔감이 나무가 아닌 짚을 써서 불 조절로 수월치 않는 것은 기본... 된장을 만들 때도 밤새 깨진 콩을 골라내며 쪽잠을 청해야 할 판으로 신경을 써도 쓸 것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 그냥 밥이야 목으로 넘기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까지 힘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어차피 극소수만 신경 쓰는 이렇게까지 전통을 지켜야 되는 겁니까? 




오센 1화 중 "전통요리 VS 3분 요리"




이미 이전에 완성된 3분 요리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전통요리. 하지만 요리를 하는 오센은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로 진심을 담아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을 내놓게 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오센과 타 요리 드라마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다른 요리 소재 드라마들과 달리 이 작품은 전통을 지켜야 된다. 지켜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전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잘못된 것도 아니라 그저 세월이 흘러가면서 시대가 변했으니까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사시간까지 아껴가며 발로 뛰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그들에게 전통을 즐기는 여유는 사치이며, 누구도 그런 이들에게 전통을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하지만 신기한건  이런 것 들을 잇쇼우안의 안주인 '오센'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만드는 가다랭이포 '혼카레'가 일반적인 가다랭이포보다 가격도 비싸고 반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리기에 이를 만드는 장인들도 자신이 시대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언젠가 잊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늘도 짚을 사용해 밥을 짓고 세차게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묵묵히 가다랭이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돈을 많이 버는 일도 아닌데 왜 그들은 이런 수고를 거쳐가면서 전통을 지켜가는 것일까요? 정말 왜일까요?




혀의 기억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사람들은 10살까지 맛있다고 느꼈던 것이 혀에 남아 성인이 되어 서로 이를 찾게 되고 평생을 원하게 된다고 합니다.

오센 최종회 10화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잇쇼우안에 식사를 하러 왔던 초등학생은 정성스럽게 차려진 모든 음식에 자신이 가져온 토마토 케첩을 뿌려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내게 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소년에게 어떤 이가 묻습니다.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무엇이니?"




이에 소년은 '토마토 케첩이 아닐까요?"라며 해맑게 대답합니다. 오센을 시청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말들은 하지만, 우리는 전통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전통을 지키려 수 십년 애를 썼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잇쇼우안이 없어지면 그 정신이 사라지는 것이었나?

아니잖아... 아니지 않니?

잇쇼우안은 네 마음에 있단다...

오센... 바로 네가 잇쇼우안이다....


결국 마지막 회에 이르러 전통요리점 '잇쇼우안'은 폐점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손님은 많지만 주인의 경영방침에 따라 재료는 항상 최고를 사용하고 특성상 테이블에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되는 전통요리의 특성상, 날이 갈수록 이익보단 손해가 점점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 정도까지 궁지에 몰린다면 방향을 바꿀 법도 한데도 잇쇼우안의 안주인 오센은 결국 폐점을 선택합니다.



해피엔딩보단 새드엔딩에 가깝다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오센은 여타 비슷한 소재와 장르의 드라마들처럼 끝까지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로소 전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전통이라는 것은 단순히 옛 것이며, 우리 조상들이 긴 시간 동안 고수해 왔기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어쩌면 제작진은 오센이란 작품을 통해 전통이라는 것은 그 어떠한 결과물로 인해 탄생한 형태가 아니라 그것에 진심을 담아내는 혼을 이어가는 것이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방식과 진심에는 함부로 가격과 가치를 매길 수가 없다는 것을 10편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서서히 깨달아 가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수십 편의 요리 드라마를 시청하면서도 유독 오센이라는 작품을 편애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여느 어른들처럼 전통이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고 강요하고 고집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었던 오센 속 잇쇼우안의 전통....


당신이 생각했던 전통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릅니다. 낡고 오래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연약하고 감싸주고 싶었던 전통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자신 있게 이 작품을 추천해 드립니다.


지켜야만 하는 전통이 아닌, 지켜주고 싶었던 전통. 잇쇼우안의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 요리들이 그 곳으로 당신을 인도할테니까요...




저작자 표시
신고